그렇기에 정의소녀환상 출간에 대한 편집부의 입장을 독자여러분께 말씀드립니다. 시드노벨 공모전을 통해 발굴하고자 하는 \'원석\'(글)의 대전제는 무엇보다도 신인다운 패기가 있으며 그에 걸맞게 실험적인 이야기입니다. 설령 이야기의 클리쉐가 이미 외국(영미와 일본)에서 먼저 시도되고 전형이 존재하는 이야기일지라도 한국에서 라이트노벨의 포맷(단권)으로 시도되어 완성을 이뤄낸 작품들을 뽑아 선정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런 것들이 아무것도 없는 벌판에 한국 작가가 쓴 한국 라이트 노벨이라는 탑을 만들어가는 작은 디딤돌들이 될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공모전에서 정의소녀환상이 입선되었던 것은 이 작품이 가지는 마법소녀 메타픽션적인 실험성과 함께, 이야기를 통해 주제를 전달하고자 하는 작가의 주제의식이 뚜렷한 작품이라 분석했기 때문입니다. 또한 이 작품에서 가장 높이 평가된 부분은 한국 장르소설에서 최근 쉽게 잃어버리고 있는 뚜렷한 주제의식을 가졌다는 점입니다. 최근의 한국 장르문학에는 이야기 자체의 재미만을 추구하다 작품이 전달할 수 있는 작가만의 주제의식을 잃어버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는 젊은 신인작가들에서도 많이 보이는 경향입니다. 그렇기에 신인 작가로서 명확한 주제의식을 표현하기 위한 글을 썼다는 것을 높이 평가하고 있습니다.
편집부는 이 작품을 신인작가의 메타픽션적 실험을 통한 패기있는 주제의식과 함께, 전투 마법소녀 이야기라는 서브컬쳐 장르의 매력을 함께 즐기는 독자여러분들에게 재미있는 작품이 될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런 이유로 이 작품은 공모전에서 입선작으로 선정되었고 출간되었습니다.
이러한 성향을 띈 작품이 냄새 진한 블루치즈처럼 호불호가 갈린다는 것은 편집부로서도 예상한 바입니다. 다만 호불호가 갈린다고 그저 배제하기만 한다면 우리는 언제까지고 그런 성향의 글을 볼 수가 없을 것입니다. 정의소녀환상의 출간 이후에 많은 독자여러분의 감평은, 다행히 재미있게 읽었다는 감상도 있었지만 준엄하게 꾸짖고 비판하는 감상도 있었습니다. 편집부와 작가 일동 모두 겸허하게 모든 의견을 하나하나 소중하게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설령 작은 감상이라 할지라도 그것이 보다 더 풍부한 창작에 있어서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에 대한 답변은 다른 것이 아닌 오직 작품으로서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책을 낸 편집부 입장에서 감히 독자의 권리에 대해서 말씀드릴 수 없을 것입니다. 그 점은 저희가 어떤 입장을 표명해도 편집부의 입장 자체를 잃어버린다고 생각합니다. 당연하지만 그것은 독자여러분이 자연스럽게 논의를 통해서 형성해가야 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편집부는 편집부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의무를 준수하겠습니다. 절대 독자의 사소한 감상 어느 하나도 시드노벨 편집부는 소홀히 하지 않습니다. 앞으로 시드노벨 홈페이지의 질문, 답변란과 함께 라이트노벨 감상란에 올라오는 글들 외에 인터넷에 올라오거나 편집부에 전달되는 독자 여러분의 감상 모두를 시드노벨 편집부는 더욱더 성실히 받아들이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이상 시드노벨 편집부였습니다. 감사합니다.
